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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_늙었다는게 뭔데 영화

은교_늙었다는게 뭔데

4pts / 5pts


요즘 잘 나가는 영화, <은교>를 보고 왔다. 이 영화를 보게 된 것은 말년 출발을 몇일 앞두고 부대에서 뒹굴다 영화 채널로 본 것이다. 그때는 단순히 여고생이 나온다는, 아주 불순한 동기(?)에서 이 영화를 보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실제 영화는 그렇게 마구 에로틱하지 않다. 아, 물론 김고은이 분한 여고생 연기는 아주 좋았다. 아름다웠다. 영화 초반부 이리저리 은교를 비쳐주는 모습은 확실히 에로했다. 그러나 그 에로틱한 장면들이 이적요(박해일 분)의 심리에 연결되고, 그에 따라 차후의 전개를 모두 보고 나면 다시는 에로틱하다 생각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이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느낀 것은 '비참하다'는 것이었다. 도대체 늙음이 뭐길래 이렇게 이적요를 비참하게 한단 말인가? 은교의 덕으로 청춘을 되찾지만, 사회는 그를 계속 늙은이로 규정하고 제한한다. 극중에서 그가 말하듯, 그 늙은 모습은 그의 잘못으로 갖게 된 것이 아닌것을. 영화는 노시인을 계속해서 비참하고 비참하게 만든다. 조금 오버해서, 영화가 던지는 메세지가 노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말하는게 아닌가 싶을정도로(물론 그렇진 않겠지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영화 자체가 다소 루즈하다. 이쯤에서 끝나지 않을까 싶은데 계속 이야기가 전개된다(그리고 이적요는 계속 비참해진다). 연출도 영 세련되게 느껴지진 않는다. 다만 많이들 언급되는 박해일의 연기는 개인적으로는 만족. 개인적으로는 그 어색한 목소리가 오히려 천재 노시인의 인간관계를 잘 드러내지 않나 싶었다. 김고은은 정말 데뷔작이 최고의 연기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여고생을 잘 표현했으며, 김무열도 무난하게 잘 해낸듯.

나도 늙어서 저런 대접 받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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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멸망보고서_우리 사회에 던지는 경고 영화

인류멸망보고서_우리 사회에 던지는 경고
3.5pts / 5pts


-약한 미리니름 주의-

<인류멸망보고서>는 그야말로 멸망 위기에 처한 인류에 대한 영화이다. <멋진 신세계>와 <천상의 피조물>, <해피 버스데이>의 3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로 구성된 이 영화는 각각 좀비 바이러스, 지성을 얻은 로봇, 혜성 충돌로 인류가 멸망 혹은 멸망의 위협에 처했음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이 영화는 모두 외적 요소가 아닌, 우리 사회의 내적 요소로 멸망의 위기에 처했음을 경고하고 있다. <멋진 신세계>는 그 내용이 단순하다. 우리가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처리하여 소가 먹고, 그 소를 우리가 먹는 과정에서 우리가 좀비 바이러스에 걸린다는 이야기. 왠지 친숙한 느낌이 들지 않는가? 그렇다. 한 때 우리 사회의 화두였던 광우병을 대입해도 큰 무리는 없으리라. 다만 이 에피소드는 사회풍자 요소가 너무 난잡하게 버무려져 있고, 결말 역시 상당히 난해하게 이뤄져 있다. 내용 역시 우리의 잘못이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이해할 수는 있지만, 그걸 보여주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하다. 그래서 음식물 쓰레기를 사료로 재처리 안 할순 없잖아. 음식물 쓰레기를 깨끗하게 분리하자는 건지. 아마 감독은 환경파괴 정도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나 추측해 보지만.

<천상의 피조물>은 먼저 아이로봇에 대한 오마쥬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일단 로봇의 디자인부터가 흡사하고, 주인공의 한쪽 팔이 로봇 팔이라는 점, 무엇보다 로봇을 싫어하던 주인공이 결국 로봇의 편을 들어준다는 점이 그렇다. 처음 예고편을 봤을때 부터 아이로봇의 오마쥬가 아닌가 싶었는데, 이정도면 거의 확신범 수준. 이 에피소드는 지성을 얻은 로봇을, 우리의 피조물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수리받은 강아지 로봇을 질질 끌고 다니고, 결국에는 쓰레기통에 버리며, 처음 도원과 UR사의 관계자들이 로봇인 RU-4에 대해 보여준 태도는 거의 '멸시'의 수준이지만, RU-4인 인명스님이 말하듯 이는 어쩌면 로봇에 대한 두려움의 발현이 아닐까 싶다. "인간들이여, 무엇을 두려워 하십니까". 또한 외로워 보이는 도원의 생활모습이라던지, 로봇 수리를 의뢰하는 여성의 모습, 에피소드 속 잠깐 나오는 뉴스의 멘트들은 기술이 발달하며 오히려 사람과 사람의 사이는 점점 멀어가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상당히 좋은 에피소드였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에피소드에 들어있는 불교적 요소들. 그렇잖아도 난해한 종교인데 장면이 휙휙 지나가는 영화속에서 등장하니 이해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다고 에피소드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관계가 있어 보이는 것도 아니고.

<해피 버스데이>는 가장 유쾌하지만, 가장 무거운 에피소드이다. 언뜻 보기에는 그저 재난상황을 유쾌하게 풀어낸 것에 불과해 보인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8번공이 소행성이 되어 날아온다던지, 카이스트까지 나와서 백수 오타쿠로 전락한 삼촌, 멸망을 중계하는 뉴스 내용등이 그저 한없이 유쾌해 이 에피소드 만큼은 멸망상황을 한없이 유쾌하게 담았구나 하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에피소드가 끝날 무렵, 당구공이 어떻게 부서졌냐는 삼촌의 물음에 답하는 민서의 한 마디가 의미심장하다. "글쎄, 그냥 부서질 때가 되어서 부서진게 아닐까". 우리 지구 역시 한번 쯤 부서질 때가 되지 않았나? 인류의 과도한 욕심과 개발 앞에서, 우리 인류 역시 한번 쯤 부서질 때가 되지 않았나.

<인류멸망보고서>는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다. <천상의 피조물>편에서는 심지어 지루하게까지 느껴진다. 그러나 누구나 한번쯤은 곱씹어볼만한 주제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가치가 있다. 인류멸망에 대한 보고서는 나와 있다. 우리는 이 보고서를 가지고 어떤 대책을 새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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